도시

여행가고 싶어 올리는 지난 겨울 통영 그리고 휴석재

ez_year 2016. 5. 31. 12:59

지난 겨울 크리스마스는 금, 토, 일 황금 연휴였고 우린 금요일 불같이 싸움을 했다.

 

생각하니까 또 짜증나...

 

 

결국 크리스마스고 뭐고 각자 집에서 퉁퉁 불어있다가 급화해를 하고 급짐을 싸 무작정 떠났던 통영.

 

여행도 배를 채워가며 해야 진정한 여행이지.

 

통영가는 고속도로 근처에 맛있는 화심 순두부집을 그냥 지나갈수 없지.

 

일단 여기서 아점을 먹기로  (이모티콘 진짜 넘나 구린것. 네이냔은 이모티콘 되게 예쁘던데 )

 

 

보골보골보골보골보골보골 끓어넘치는 순두부 한뚝배기

 

 

화심 두부와 고기가 적절히 콜라보를 이루고 있는 바삭바삭하고 고소한 돈까스

 

 

엄마가 직접 만들어준 유자차를 텀블러에 넣어 가는길에 홀짝홀짝~

 

신랑은 음주가 아닌이상 나에게 운전대를 주지 않고 졸리면 자라는데 옆에서 가능한 안자려고 노력함.

 

 

작년에만 벌써 2번째 방문인 통영.

 

4월 한창 꽃필때 갔었는데 그것도 시간나면 올려야지~

 

 

통영대교를 지나 통영의 외곽을 돌며 일단 숙소부터 잡기로 했다.

 

워낙 급하게 훌~쩍 떠나온터라 숙소 예약도 못했고 우리 둘이 잘 방하나는 있겠지...싶었다.

 

 

배낚시에 관심이 많은 신랑과 여유있게 배구경도 하고

 

 

숙소도 물어보고 생선 손질하는거 구경도 해가며 해안선을 따라 멋지게 드라이브를 했다.

 

 

가는 중간중간 괜찮아 보이는 숙소에 직접 방문했는데 이게 왠걸 'ㅇ'

 

방이 없댄다.

 

 

섬의 반절을 돌았는데 방이 없어

 

 

아 어떡하지? 일단은 가격과 상관없이 방부터 잡아야겠다는 생각에 진심으로 10곳 이상을 방문했으나 없ㅋ어ㅋ

 

그나마 있는 방이 식당에서 상 치워줄테니 자라고....;;

 

슬슬 멘탈이 붕괴되기 시작했다.

 

통영이 그렇게 인기가 많은 여행지인지 정말 꿈에도 몰랐음 ㅠㅠ

 

그래도 긍정긍정 열매를 대량 섭취하고 사는 신랑과 우리 둘이 잘 방하나가 없겠냐고 조금 더 찾아보기로 함.

 

 

중간중간 네비게이션에 펜션이라는 글자만 보이면 일단 들어가서 마을 구석구석을 돌았다.

 

여긴 낚시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던 마을인데 꽤 많은 펜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머물곳은 없음.

 

방이 있긴 있으나 거긴 단체 대학생들이 우르르 섞여서 놀다가 잘만한 그런곳이지 우리 둘이 잘방이 아님.

 

나는 점점 지쳐가고 저 개도 지쳐가고...

 

 

시내쪽 모텔을 가야하는건가...싶어서 점점 단념하게 될 그즈음 우리앞에 나타난 마을 하나.

 

아주 작은 마을이었는데 저 마을뒤로 펜션이 서너개 있었고 단체방만 하나 남아있었음.

 

우린 어디로 가야하죠?

 

 

근데 이건 뭐야?

 

사람 사는 집인가?

 

이 동네에 안어울리게 너무 새건물이다.

 

휴석재?

 

사람이름인가?

 

이거 펜션인가?

 

펜션이면 당연히 방 없겠지?

 

전화나 해볼까?

 

따르르르르릉~ 따르르르르릉~ 안받네 ㅠㅠ

 

 

 

기어코 우리 신랑 이집(?)에 방문하여 왠 아저씨 한분을 달고 나온다.

 

숙소 용도로 지어놓긴 했으나 별로 손님에게 내어줄 생각은 없고 그냥 가족들 놀러오면 자고가라고 만들었는데

 

하루 자고 가라고 하셨다.

 

건물이 두채가 있었는데 우린 복층으로 된 조금 더 큰평수를 작은평수값에 쇼부(!)를 치고 하루밤 묶게 되었다.

 

 

완전대박!

 

들어가서 보니 편백나무로 만들어져 건강한 스멜이 물씬~!

 

깨끗하고 깔끔한 실내와 조용한 바닷가마을까지 뭐하나 맘에 안드는게 없었다.

 

사장님은 우리보다 3~4살 많아 보이셨는데 두돌지난 애기가 있어 전화는 거의 무음이라 전화는 잘 못받는다고 하심.

 

말씀하시는것도 외모도 굉장한 상남자였음. 근데 애기때문에 벨소리는 무음 ㅠㅠ

 

더 어두워지기 전에 어서 나가서 장을 보러 떠나야 했다.

 

숙소에서 시장까진 20~30분거리.

 

중앙시장옆 골목에 자리하고 있는 활어시장.

 

통영에 방문하면 꼭 들르는 곳인데 횟감과 함께 해산물들이 참 싸고 싱싱하다.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

 

 

전복도 좋고 굴도 좋고 조개도 좋고 소라도 좋고

 

 

뭐든 하나만 걸려라. 다 먹어주겠다!

 

 

오늘은 너로 정했다!

 

싱싱하고 탱글탱글한 굴구이.

 

 

문어도 먹고 싶었는데 삶아먹기가 힘들듯 하여 아쉽지만 포기하고 전복 구입.

 

 

장봐서 가는 발걸음은 가볍게~♪

 

 

주차는 삼도수군통제영 주차장에 하면 됨.

 

주차비 얼마안함.

 

 

룰루랄라 숙소로 복귀하니 너무 깜깜해져 버렸네.

 

바닷가 한쪽에 밝은 불빛이 있어 대체 뭘까 궁금했는데 바베큐를 준비해주러 오신 사장님께 여쭸더니

 

호레기를 잡는 불빛이라고 하셨다. 

 

처음들어보는 호레기였는데 쫄깃쫄깃 맛있으니깐 이따가 묵은지만 들고 오라고 쿨하고 불을 놔주시고 가심.

 

 

여긴 사장님네 집인데 계속 여기 사는건 아니고 연말과 연초를 가족과 보내려고 오신거라고 하셨음.

 

집이 뭔가 되게 아늑하고 사람냄새 나는 곳이었다.

 

 

불도 들어왔겠다~ 배가 고프니 굴부터 굽자!

 

 

제철을 맞이한 통영굴은 살이 제대로 올라 아주 통통하고 싱싱했다.

 

 

달빛을 머금은 바닷가앞에 앉아 잔잔한 파도소리와 함께 구워먹는 굴맛은 꿀맛

 

 

경상도 가면 좋은데이를 먹어줘야 하는거 아님?

 

술이 취하지 않고 술~술 들어감.

 

굴로는 부족해서 삼겹살도 구워서 열심히 배를 채웠다.

 

 

사장님이 홀연~히 나타나 직접잡은 호레기와 직접 딴 굴을 주셨다.

 

낮에 뭐 할일없으면 슬슬 나가 굴따고 밤엔 호레기 잡고 그러고 사신다고 하셨다.

 

우리 신랑 부러워서 눈이 반짝반짝.

 

 

늦었지만 캐롤을 틀고 조금늦은 크리스마스를 통영의 작은 시골 바닷가마을에서 알차게 보낼....뻔 했으나

 

또 싸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최 타협되지 않은 우리의 말싸움은 조용하던 시골 바닷가 마을을 욕설로 뒤덮....;;

 

호레기 잡는데 왜 안오냐고 사장님이 오셔서 분위기 쌔~ 한거 보시더니 집으로 초대하심.

 

사모님과 함께 초면에 휴석재에 앉아 술이 들어간다 쭉쭉쭉쭉~

 

많은 이야기가 오고갔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시간은 흘러 날이 밝았고

 

 

앙금이 남은 우리는 각층을 썼다 -_-;;

 

그러나 전날 사장님이 주신 호레기와 굴을 넣고 개운한 해장라면을 끓여온 신랑덕에 화해의 물꼬를 틈.

 

우린 부부니까♡

 

 

햇빛이 너무 좋아 광합성 하러 옥상으로.

 

 

아기자기한 계단.

 

 

시원한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커피를 마시며 광합성.

 

해장의 마무리는 살얼은 사이다.

 

이 좋은곳까지 와서 연말에 싸움만 한게 너무 속상해 1박을 연장하기로 결정!

 

갑자기 사랑이 퐁퐁 샘솟고요?

 

마을잔치가 있어서 참석하신 사장님 가족이 없는 휴석재를 구경했다.

 

전날 휴석재로 숙소를 정하고 대체 휴석재가 뭐하는곳인지 검색을 해봤는데,

 

대충 찾아본 바로는 암에 걸린 젊은 남자가 집을 지어 살며 병이 낫고 봄에는 예쁜 꽃이 활짝 피며

 

오가는 사람들이 쉬이 머무르며 사진을 찍고 그런 곳이었다고 하는데

 

지금의 사장님은 그런거 모르고 걍 집이 이뻐서 사셨다고 함.

 

<출처 : http://cafe.naver.com/tyinnews/133>

 

잡지에도 나오고 사진 동호회 사람들이 많이 방문을 했다고 하는데 현재 전 집주인은 통영에서

 

아주 괜찮은 멍게비빔밥집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프로 "한국인의 밥상 - 통영편"에 최불암씨와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는데 병이 완치되어 다행이다.

 

저런곳인지 모르고 우린 싸우고 ㅋㅋㅋㅋ

 

 

뭔가 더 근사하게 느껴지기 시작한 휴석재

 

 

실내도 참 아기자기 하고 고풍스럽고 예쁨.

 

 

왜 휴석재였지....?

 

 

마당 곳곳에 바다를 향해 앉아 차를 마실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참 그림같은 집이다.

 

 

지금도 쓰고 계실 것 같은 아궁이.

 

 

사장님이 꼭 앉아보라던 그네.

 

 

그러시지요~

 

 

노후에 배한척 가지고 이런곳에 들어와 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해봄.

 

 

바람에 맞춰 풍경이 예쁜 소리를 낸다.

 

 

근데 저 전화기 되는걸까?

 

 

저 큰창을 통해 집에서 바다가 다이렉트로 보이는데 밤에는 바다위로 달빛이, 낮에는 햇빛이 비춰 너무 아름다웠다.

 

 

모래사장이 아닌 자갈밭이라 파도가 돌을 뭉개는 소리가 참 듣기 좋았다.

 

 

저 뒤에 보이는 배위에서 밤마다 호레기를 잡으신다.

 

호레기가 꼴뚜기인가...암튼 오징어 새끼처럼 생김.

 

 

나랑 싸우느라 답답했을 그 가슴 여기서 한번 탁 틔우고 가자.

 

 

우리가 머물렀던 답하마을.

 

행사가 있는 날이라 동네가 썰~렁 했다. 다들 행사장에 가계신듯.

 

 

굴을 딴 흔적이 보인다.

 

바닷가에선 부지런하면 굶어죽진 않는다고 했음.

 

 

시골마을에 어울리지 않던 날렵한 요트인지 배인지...암튼 우리 신랑이 한척 갖고 싶어하는 그것.

 

 

배는 못사주지만 이건 사줄수 있다.

 

 

넉살좋은 우리 신랑 괜히 가서 말한번 붙여본다.

 

나도 한넉살 했는데 나보다 더 함. 그래서 그런지 요새 난 점점 무뚝뚝해지는거 같음.

 

 

날씨가 화창해 기분이 너무 좋쟈나~

 

 

마을 한바퀴 둘러보고 전날 가본 중앙시장 말고 서호시장 구경을 갔다.

 

우린 여행하면서 그 지역의 재래시장을 방문하는것을 참 좋아한다.

 

구경거리도 많고 먹거리도 다양해서 좋다.

 

 

정처없이 걷다 보니 눈에 들어온 시락국.

 

난 이거 안좋아하는데 통영의 유명한 음식이랜다.

 

난 충무김밥만 유명한줄 알았는데 ㅋㅋㅋ

 

대학시절 친구들과 와서 먹은적도 있다며 숙취로 다 죽어가는 자길 살린음식이랜다.

 

 

여기도 뭔가 엄청난 포스를 내뿜고 있었다.

 

해장라면이 살짝 부실했던 터라 국밥한그릇 먹기로 하고 들어갔다.

 

여기 원래 되게 유명한 곳이라더니 한가했다.

 

 

헛!

 

밑반찬들이 침샘을 자극한다.

 

여긴 뭐지? 뷔페인가?

 

 

저렇게 가운데 반찬들이 있고 나무로 된 좁은 테이블이 있었다.

 

 

일단 시락국밥 2개를 시켰다.

 

 

앞접시 인줄 알았는데 저 접시에 내가 먹을만큼의 반찬을 덜어먹는 것이었다.

 

 

장어를 이용해 육수를 낸다는 시락국.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반찬들.

 

특히 깻잎 장아찌가 맛있었다.

 

 

거기서 먹으라는데로 부추를 넣고 밥을 말았다.

 

식사시작과 동시에 순식간에 가게가 꽉 참...;;

 

게다가 관광객보다는 현지인들이 대부분인 것 같았고 심지어 한분은 우리에게 팁도 공유해주셨다.

 

양푼을 달라고 하면 참기름을 뿌린 양푼을 주는데

 

거기에 일단 밑반찬들과 함께 밥을 한공기 비비고 시락국과 먹으면 더 맛있다는 것.

 

다음에 가면 꼭 그렇게 먹겠어요!

 

 

다소 늦은감이 있지만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한 케익을 사러 내사랑 투썸에 갔다.

 

케익을 주문하고 기다리며 새로나온 케익도 한조각.

 

저 위에 빨간 젤리같은거가 무슨 와인 어쩌고인데 내입엔 그저 막걸리맛만....;;

 

 

그당시에 내가 제일 좋아하던 케익!

 

꽁꽁 얼어 해동시키는중.

 

 

난 투썸 라떼가 그리 맛있더라~

 

 

소화도 시킬겸 티타임.

 

 

전날 사장님부부에게 과한 대접을 받아 저녁은 우리가 좋아하는 아구찜을 사들고 가서 함께 먹기로 했다.

 

 

미륵산밑에 있는 용화찜의 아구찜

 

 

사장님께 밥만 부탁하고 아구찜을 사서 일몰을 보러 달아공원으로 이동

 

 

빠른속도로 해가 지기 시작했다.

 

 

도무지 공원에 주차를 하고 또 전망대까지 오를 시간이 안될 것 같아서 가는길에 사람들이 모인 포인트에 차를 세웠다.

 

 

날씨가 좋아 똥그란 해가 지는것을 볼 수 있었다.

 

 

항상 떠오르고 지는 똑같은 해인데 기분이 왜그리도 묘하던지.

 

바다위로 레이저를 쏘고 있....;;

 

 

뽀뽀하려는게 아니고 해를 문것처럼 해보렸는데 이건 뭐....;;

 

설정사진이 쉽지가 않아.

 

 

내일 또 만나자 뿅!

 

 

숙소에 들어와 잠시 쉬다가 휴석재에 방문하여 아구찜과 함께 사장님의 어묵탕도 먹고 호레기 회도 먹고~

 

맛있는 차까지 대접받고 다음에 또 만날날을 기약하며 숙소로 돌아왔다.

 

 

달달한 초코가 잔뜩 들어있어 진~~~~한 클래식 가토!

 

먹고나면 기분이 업업!

 

 

담날 새벽 신랑이 깨워 눈을 떠보니 저 멀리 동이 트고 있었다.

 

 

첫차도 막 지나가고 ㅋㅋㅋㅋ

 

숙소가 마을 입구쪽에 있어서 본의아니게 간섭을 하게 됨.

 

한숨 더 자고 일어나 짐을 챙기고 뒷정리를 하고 사장님댁에 인사를 드리러 갔다.

 

 

양해를 구하고 찰칵.

 

휴석재 안방에서 바라본 바다.

 

한폭의 그림이 따로없다.

 

좋은 곳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온 6개월전의 그곳이 지금도 가끔 생각난다.

 

언제든 오라고 하시던 형님같은 사장님내외와 유난히 사람을 잘 따르던 화음이.

 

아구찜도, 휴석재도, 그 작은 앞바다도 요즘 참 그립다.

 

 

언제가도 좋은 통영.

 

조만간 꼭 재방문을 기약하며.

 

 

 

우린 또 다시 중앙시장에 들어 충무김밥과 문어를 구입해 전주로 돌아왔다.

 

그리고 우리의 마지막 목적지는,